‘미친 완벽주의’ 같은 씬 무려 200번 재촬영한 감독의 정체

완벽주의 영화감독 데이비드 핀처

할리우드에서 재촬영과 완벽주의로 정평이 나있는 감독이 있다.

바로 많은 이들의 인생 영화를 탄생시킨 영화감독 데이비드 핀처다.

리듬감 있는 연출과 완벽한 디테일을 추구하는 데이비드 핀처는 완성도 있는 장면을 위해 같은 씬을 무려 200번 넘게 촬영하기도 한다.

이러한 명성 때문에 데이비드 핀처의 신작이 나올 때마다 재촬영 횟수가 화제가 되곤 한다.

데이비드 핀처의 가장 최신작은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맹크’다.

‘맹크’는 고전 명작 ‘시민 케인’의 시나리오 작가 허먼 J. 맹키위츠의 삶을 다룬 영화로 게리 올드만과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주연을 맡았다.

데이비드 핀처는 ‘맹크’에게서도 끊임없이 배우들에게 재촬영을 요구했다.

한 장면을 100번 이상 촬영하자 게리 올드만은 결국 참지 못하고 데이비드 핀처에게 “우리는 이 망할 장면을 100번 넘게 찍었다고!”라고 화를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이런 일에 익숙한 데이비드 핀처는 화를 내는 게리 올드만을 태연하게 달래며 “네. 저도 이게 101번째임을 알아요. 다시 촬영하죠”라고 답했다는 후문이다.

아만다 사이프리드 또한 ‘맹크’에서 데이비드 핀처의 재촬영이 고통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자신을 포함해 수많은 출연자가 나오는 한 장면을 일주일 내내 촬영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얼마나 촬영했는지는 모르지만 아마 200번은 찍었을 것이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더 많을 수도 있다”라고 말하며 “대사가 한 마디도 없는 씬을 5일간 촬영했다”라고 폭로했다.

<조디악>

데이비드 핀처의 대표 영화 중 하나로 손꼽히는 영화 ‘조디악’에서는 제이크 질렌할, 마크 러팔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주연을 맡았다.

이 중 제이크 질렌할과 데이비드 핀처의 불화설은 할리우드를 뜨겁게 달군 이슈였다.

촬영 당시 연이은 재촬영으로 제이크 질렌할은 “핀처가 내 연기를 지나치게 통제한다”라고 말하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최근 데이비드 핀처는 제이크 질렌할과의 불화설을 입에 올리며 “그는 조금 산만했다. 인터뷰, 영화제 등 스케줄이 바빠 오히려 조디악 촬영 세트장에서 집중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패닉 룸>
<파이트 클럽>

다른 배우들도 데이비드 핀처의 완벽주의에 대해 입을 열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 출연한 케이트 블란쳇은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새벽 4시부터 촬영을 시작하면 오후 6~7시쯤에는 끝내준다. 하지만 핀처는 밤 11시까지 촬영한다”라고 말했다.

‘패닉 룸’의 조디 포스터는 약 가방을 던지는 장면을 107번 찍었다고 밝혔다.

또한 핀처의 대표작인 ‘파이트 클럽’의 주인공 에드워드 노튼은 “핀처가 필름으로 일할 때 작업해서 다행이다. 지금은 100 테이크를 넘게 찍지만 필름은 비싸니까 30~40번 밖에 안 찍었다”라고 인터뷰했다.

<나를 찾아줘>

일각에서는 데이비드 핀처의 촬영 방식을 학대라고 비난하고 있다.

실제로 ‘조디악’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14시간의 긴 촬영 중 화장실도 못 가게 한 것을 핀처에게 시위하기 위해 유리병에 소변을 보고 촬영장 구석에 유리병을 놔두기도 했다.

심지어 ‘나를 찾아줘’의 로자먼드 파이크는 벽에 머리를 찧는 씬을 18번 이상 찍어 뇌진탕이 올 정도였다고 밝혔다.

반면 ‘소셜 네트워크’의 앤드류 가필드는 “나처럼 어리고 자신감 없는 배우에게 환상적인 감독이다”라고 평가했다.

‘나를 찾아줘’의 벤 애플렉은 “여러 번 찍는 동안에 내 연기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였다. 오히려 이게 좋았다”라고 말하며 데이비드 핀처의 방식을 긍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