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으로 의대 보내냐”라는 항의에 영재고가 작심하고 내놓은 대책

영재고에서 의대 진학 시 장학금 환수 등 불이익

지난 1월 방영된 tvN의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과학고에서 총 6개의 의대에 지원해 합격한 서울대 의대생이 출연해 비난을 받고 있다.

세금으로 학비를 지원받는 영재고에서 의대로 진학하는 ‘먹튀’ 사례는 대학 입시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받아왔다.

이에 올해부터 영재고교들이 본격적인 대응책을 마련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월 6일,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경기과학고 출신으로 서울대 의대 등 6개의 의대에 합격해 서울대 의대에 진학한 신재문 학생이 출연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회차에서는 의대 6곳을 동시 합격할 수 있었던 공부 방법과 입시 비결에 대해 방송되었다.

신재문 학생은 중학교 시절부터 의대 진학을 목표로 경기 과학고에 진학해 봉사 시간 215시간을 모두 의료 봉사로 준비하는 등 다양한 스펙을 쌓았다.

그는 수시에서 지원할 수 있는 6개의 대학 모두 의대로 지원해 총 6개의 의대에 모두 합격했다.

영재고에서 의대로 진학하는 것은 십수 년 전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이다.

과학고는 국가 예산, 즉 세금을 바탕으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과학 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고등학교다.

과고는 전국 20개교, 영재학교는 전국 8개교로 모두 국공립으로 운영되며 다른 고교 유형보다 국가에서 주어지는 실험 장비 등, 재정 지원과 특혜가 상당하다.

따라서 의대 진학을 위해 과학고에 다니는 것은 과학 기술 인재 양성을 위한 세금을 오용하는 것과 같다.

특히 경기 과학고는 영재고로 분류되어 학비가 무료이며 공식적으로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입학하지 말 것을 공지하고 있다.

경기 과학고를 비롯해 서울 과학고 등은 현재 의대 진학을 위해 입학하는 학생을 막기 위해 의학 관련 계열로 진학할 경우 ‘장학금 및 지원액 회수’, ‘추천서 작성 제외’ 등 여러 제한 사항을 두고 있다.

하지만 한국교육개발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영재학교 졸업생 33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20%(65명)가 의학 계열에 진학한 것으로 밝혀졌다.

영재고 설립 취지에 어긋나는 영재고-의대 진학 루트는 오래전부터 ‘편법’ 혹은 ‘이기적인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계속되자 영재학교들이 본격적으로 의약학 계열로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기로 결정했다.

지난 4월 28일 경기과학고, 광주과학고 등을 비롯한 8개 영재고는 ‘영재학교 학생 의약학 계열 진학 제재 방안’을 공동으로 마련해 2022학년도 입학 전형부터 모집 요강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영재학교 입학 후 의·약학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대학 입시에 필요한 학생부가 별도로 처리되어 일반고와 같은 방식으로 석차등급이 기재되고 창의체험활동이 공란으로 처리되는 등 수시모집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이뿐만 아니라 장학금 반납, 기숙사 및 독서실 이용 제한, 진학 상담 및 지도 제외, 일반고로 전학 권고 등 다양한 제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알려졌다.

영재고에 응시하려는 학생과 보호자는 응시 원서에 명시된 제재 방안에 대해 서약해야 원서를 제출할 수 있으며 해당 제재 방안은 각 학교 상황에 맞게 재학생들에게도 최대한 적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수시 모집에는 불이익을 줄 수 있지만 정시 준비생 또는 재수생에게는 불이익이 되지 못한다”라며 “이번 제재 방안의 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네티즌들은 “진작 좀 했어야지 교육부는 늘 뒷북친다”, “세금으로 공부하고 개인의 영달을 위해 의대 진학하는 것은 금지되어야 한다” 등 해당 제재 방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표했다.

반면 “이공계 처우가 좋지 않으니 이런 현상이 생기는 거다”, “중학생 진로가 어떻게 될 줄 알고 벌써부터 정하게 하냐”라는 등 일부는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