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내 주민번호로 대출된 2,900만원” 범인 잡고 보니…

자신의 주민번호로 대출 처리되고도 몰랐던 이유

모두가 믿고 거래하는 은행들, 하지만 이용자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사건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생활고에 시달리던 A씨는 생활 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하루 60통 넘게 전화를 돌리며 대출 가능한 곳을 알아봤다.

그러던 중 자신의 이름으로 된 기존 대출 이력을 조회하게 됐고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됐다.

자신이 NH 저축은행에서 2018년 8월 2,900만 원을 대출받은 걸로 나왔기 때문이다.

계좌를 만든 적도, 가본 적도 없는 곳에서 받은 대출이기에 A씨는 더더욱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고 해당 지점에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 결과 담당 직원의 실수에서 빚어진 사건이었다.

과거 2018년 8월 A씨는 신축 오피스텔 분양권을 팔았던 적이 있다.

당시 A씨는 집단 대출 형식인 중도금 대출을 내야 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NH 저축은행 대출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하지만 전매가 이뤄지면서 대출 당사자는 B씨에게로 넘어가게 됐다.

이에 NH 저축은행 측은 대출 신청자 명단에서 이름은 B씨로 바꿨지만 주민등록번호는 A씨의 것을 그대로 입력하면서 A씨의 신용으로 대출이 이뤄진 것이다.

이후 2년 가까이 해당 대출이 유지됐고 A씨는 이로 인해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피해를 입었다.

이 때문에 금리가 높은 카드론 등을 이용하는 불편과 손해를 보기도 했지만 NH 대출은행 측은 금전적인 보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A씨는 “연락 와서 사과는 받았고 당시 ‘상품권 20만 원으로 무마하면 어떻겠냐’는 말을 들었다. 어이가 없어서 거부했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은행이 너무 무책임한 거 같다. 은행 업무를 하면서 가장 기본적인 프로세스를 이행하지 않았다. 내가 발견하지 않았다면 더 많은 금액이 대출 됐을 것”이라며 분노를 표현했다.

은행들의 이 같은 실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NH농협은행 직원이 로또 1등 당첨자에게 비밀번호를 구두로 알려달라 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전세자금대출의 목적물 변경을 신청한 C씨의 사연이 주목받기도 했다.

당시 C씨는 은행 상담원과 3차례 전화 상담을 진행한 뒤 집 근처 은행 지점을 방문해 전세자금대출 목적물 변경에 대한 최종 확인을 받았다.

하지만 이사 당일 “목적물 변경이 되지 않는다”라는 기존과 정반대의 답변을 들었고 결국 C씨는 집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며칠 후에 잔금을 치러야 했다.

특히 은행 측은 보상은커녕 중도상환수수료를 챙기는 등 제 몫 챙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이에 C씨는 “모든 문제가 은행의 안내 실수로 벌어진 일이었는데 제 몫 챙기기에만 혈안 된 은행의 모습에 너무 화가 나고 치가 떨렸다”라고 밝혔다.

누리꾼들 역시 “이러니 은행을 믿을 수가 있나”, “사람보다 기계가 하는 게 더 믿을만하다”, “이러니까 다들 모바일 뱅킹 쓰는 거”라며 분노를 표현했다.

한편 이 같은 신뢰 하락과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해 국내 은행들은 오프라인 점포 운영에 큰 차질을 겪고 있다.

지난해 4월 금융감독원은 ‘2020년 국내은행 점포 운영현황’을 통해 국내 은행 점포가 6,405곳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신설 점포는 30곳에 그쳤지만 폐쇄 점포는 334곳에 달했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디지털 금융의 가속화 속에 하반기 전국 40여 개의 점포를 무더기로 폐쇄할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