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중퇴→노점상→포장마차→택시 기사… 지금은요

교촌치킨 탄생시킨 권원강 전 회장 스토리

한국은 치킨의 나라다. 전국에 영업 중인 치킨 매장은 약 8만 7천개로, 전 세계에 3만 8천개가 분포된 맥도날드 매장 수 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전국에 위치한 치킨가게들이 매일 생존을 위한 경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당당히 치킨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허니콤보와 레드콤보 두 시그니처 메뉴를 보유하고 있는 교촌에프앤비(이하 교촌치킨)다.

이런 교촌치킨을 업계 1위에 올린 권원강 전 회장, 하지만 그 역시 힘들었던 시기를 견뎌내고서야 업계 1위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다.

교촌치킨의 창업주이자 전 회장인 권원강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하지만 교촌치킨이라는 브랜드를 탄생시키고 성장시키기 전까지 그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무슨 일이든 닥치는 대로 하는 평범한 가장이었다.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중퇴한 권원강은 장사를 시작했다. 트럭에 채소를 싣고 다니며 장사를 했지만 하루에 3,300원짜리 분유 한 통 사기조차 힘들었다.

아내와 아기를 위해 몸이라도 써야겠다 생각한 권원강은 인도네시아로 넘어가 건설 노동에 발을 디뎠다.

하지만 하늘은 이런 권원강을 외면했다. 타지에서 병에 걸렸고 결국 돈도 제대로 벌지 못한 채 귀국해야 했다.

한국에 돌아온 그는 아픈 몸을 이끌고 가족의 생계를 위해 택시 기사 일을 했다.

그렇게 5년가량 일하던 그는 개인택시 면허를 팔고 40살에 경북 구미의 한 아파트 상가에 치킨집을 오픈했다.

10평 남짓한 매장에는 4인용 테이블 3개가 놓였고 권원강은 ‘향교가 있는 시골 마을’이라는 뜻의 ‘교촌통닭’이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이에 대해 권원강은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이 치킨집을 차리려고 하듯 저도 그랬다. 만약 수중에 100만원만 더 있었다면 치킨집 안 했을 거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주변에 치킨집이 20곳 이상 위치해있던 터라 치킨 장사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권원강은 1년간 하루에도 수십 마리의 닭을 튀겨보며 가장 맛있게 튀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고 업계 최초로 두 번 튀기는 치킨을 탄생시켰다.

맛도 중요했지만 당시 교촌통닭이 엄청난 성장을 거둘 수 있었던 건 입소문의 공도 컸다.

어느 날 한 남녀 손님이 찾아와 매장에서 치킨을 시켜 먹던 중 10명이 넘는 단체 손님이 교촌통닭을 찾았던 것이다.

당시 4인용 테이블이 3개밖에 없던 상황에서 권원강은 매출 욕심이 났지만 정중하게 단체 손님을 돌려보냈다.

공교롭게도 매장에 있던 남자 손님은 금성사(현 LG전자) 경비팀장이었고 이날 이후 금성사의 부서며 기숙사마다 주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비약적인 성장을 거둔 교촌치킨은 오픈 30년 만에 시가총액 5,000억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국내 식음료 프랜차이즈 중 최초로 코스닥을 거치지 않고 코스피로 직상장한 사례로 기록되게 됐다.

하지만 권원강 전 회장은 이 같은 성공에는 자신보다 가맹점주들의 노력이 큰 역할을 차지했다고 이야기했다.

실제 그는 다음 달 전국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증여하겠다고 밝혔다.

운영 기간에 따라 200~600주를 증여될 예정이며 주가를 감안하면 가맹점주 1인당 400만원에서 1,200만원을 받는 셈이다.

코로나로 인해 경영난을 겪고 있을 가맹점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에 대해 권원강 전 회장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고객만족을 위해 힘쓰는 가맹점주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 진정한 동반자로서 본사와 함께 지속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은퇴를 선언하고 경영 1선에서 물러난 그의 파격적인 행보에 가맹점주들과 누리꾼들은 감탄과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한편 권원강 전 회장은 ‘앉았다 일어난 자리에서 빛이 나야 한다’라는 좌우명을 가지고 교촌에프앤비를 운영해왔다.

지난 2014년 조류독감이 발병했을 당시에는 400개의 신규 점포 개설 계획을 포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가맹점 개설로 80억원 이상의 이익이 예상됐지만 조류독감으로 인한 원가 상승이 가맹점주들에게 부담이 될 거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또한 그는 2009년 교촌장학회를 설립해 매년 장학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2019년에는 원가 상승으로 위기를 겪는 협력사들을 위해 5억원을 선뜻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