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악스럽다’ 길거리에 있는 초록색 헌옷 수거함의 비밀

도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헌옷 수거함이 시민들의 의식 부족과 관리 부실 등으로 인해 거리의 흉물로 변해가고 있다.

헌옷 수거함의 본래 취지인 불우이웃 지원이 아니라 영리 목적으로 쓰인다는 사실이 차츰 알려지면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헌옷 수거함에서 여성 속옷 등을 수거해 이를 판매하는 ‘변태’ 유튜버가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초록색의 투박한 의류 수거함은 주택가 도로 또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의류 수거함은 자원재활용과 불우이웃돕기를 명분으로 거리에 등장했지만 사실 사람들이 모르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의류 수거함에 들어간 옷은 헌 옷으로 되팔아 개인사업자들이 수익을 챙긴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예상했던 불우이웃 돕기나 자원 재활용과는 큰 관계가 없다.

2016년 3월 국민권익위원회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의류 수거함 10만 5,000 개 중 약 72%는 개인이나 민간단체가 지자체 허가 없이 무단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지자체의 눈을 피해 복지기관의 이름만 딴 불법 의류 수거함이 상당수며 아파트 단지의 경우 지자체의 관할에 속해있지 않아 부녀회나 관리사무소와 협의해 개인 업체가 의류를 수거해간다.

게다가 최근에는 돈을 받고 팔 수 있는 직접 수거 서비스 사업체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처럼 헌 옷을 수거하려는 업체가 늘어나는 이유는 헌 옷 수거가 돈이 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중고물품 거래사이트의 경우 중고 물품 사업을 확장했고, 한 중고물품거래 사이트 관계자는 “현 옷의 경우 kg당 250원 에 매입하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너무 많은 헌옷 수거 업체가 생겨났고 필요 이상으로 헌옷 수거함이 설치되면서 관리체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특히 헌옷 수거함 안과 밖에는 각종 쓰레기가 버려지면서 주변이 쓰레기 투기장으로 변질된 곳도 많다. 한 헌옷수거함 관리 단체 관계자는 “수거함 관리와 관련해 주민센터 등을 통해 항의를 하는 경우도 많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측에서 2016년 ‘의류 수거함 설치 및 운영관리 개선 방안’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의류 수거함은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결국 의류 수거함은 애물단지 신세가 됐다.

게다가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서는 헌옷 수거함에서 찾은 여성 속옷을 세탁해 판매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생기기도 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헌옷 수거함에 옷 넣을 때 조심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고 글 작성자는 “옷 정리할 때 헌옷 수거함에 다 버려도 되는지 알아보려고 유튜브에 검색하다가 봤다”라며 “남의 속옷을 본인 구독자한테 돈 받고 팔더라”라고 밝혔다.

해당 채널의 유튜버는 스스로 ‘변태’라는 표현을 쓰는 등의 노골적인 방송 내용과 버려진 속옷을 직접 손빨래하는 영상 등을 게재했다.

이 유튜버는 “대한민국 여성들은 막 때려 넣는다. 피 묻은 속옷부터 대변 묻은 속옷까지 다 봤다”며 “절 보고 변태라고 하는데 변태 맞다”라고 말했다.

그는 채널 소개에 “모든 중고 의류는 미성년자에게 판매하지 않는다”며 채널 가입과 계좌 후원, 성인 인증 후 구매가 가능하다고도 명시했다.

거래 품목에는 팬티와 브래지어 같은 여성 속옷에 스타킹, 속바지, 레깅스 등도 포함돼 있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헌옷 수거함을 사용하는 일부 이용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우리 동네 수거함에는 속옷도 적혀 있어서 속옷도 넣어도 되는 줄 알고 있었다”며 “그걸 되팔고 있다니 충격이다. 여기저기 설치해서 옷 수거하더니 작정하고 뒤져서 여성 속옷만 고르는 변태 아니냐”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일부 여성들 사이에서는 “왜 이런 짓을 하는지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 “조회 수랑 구독자 수가 많은 게 더 충격적이다”라는 반응과 “속옷은 가위로 잘라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는 조언이 오갔다.

하지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단지 여성 속옷을 판매하거나 소개한다는 것 자체로만은 해당 유튜버의 영상에 대해 유통 금지 조치를 내리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에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의류를 정확한 매뉴얼대로 수거를 진행하는 게 암묵적인 약속인데, 이 같은 경우는 원소유주에게 성적수치심을 느끼게 할 수 있다”며 “이런 부분이 법으로 제대로 정리가 안 돼 있어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