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서울 집값으로
고통받는 서민들

정부가 집값 안정화와 서민들의 생활권 보장을 위해 다양한 주택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좀처럼 문제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전국의 평균 집값은 12개월 연속 상승 중이며 지난 7월부터 서울의 집값 상승 폭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수도권 집값 또한 폭등하여 5년 3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학군 인기 지역인 강남구와 양천구 등에서는 지난 두 달 사이 전세 가격이 최고 5000여만 원이 올랐다.

문제는 집값의 상승뿐만이 아니다.

거래량도 함께 줄어 집을 구해야 하는 임차인들은 다가오는 계약 만기일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실제로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는 3천8백 세대가 넘지만 전세 매물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얼마 전부터 정부는 서울의 부동산 허위매물을 단속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오히려 전세매물 증발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전문가들은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공급이 늘어나야 하는데, 공급은 줄고 수요만 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올해 수도권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29.1로 작년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청약의 경쟁률이 치열해지며 서민들의 부동산 계획에 더욱 차질이 생기고 있다.

다주택자와 투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펼친 정책의 화살은 서민에게 향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부동산 정책 전반을 관할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역시 전세 대란의 피해자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살고 있는 전셋집을 빼줘야 할 형편이며, 내년 1월 이사를 해야 하는데 아직 집을 구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3일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아파트 현장 사진이 올라와 화제가 되었다.

사진에는 10명 정도의 시민이 한 집 앞에 길게 줄을 서고 있었는데 이는 모두 전셋집을 보기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이었다.

작성자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부동산에서 5명이 가위바위보와 제비뽑기를 해서 계약할 사람을 뽑았다”라며 황당함을 표했다.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너무 부족하고, 기존 세입자가 30분 동안만 집을 볼 수 있다고 조건을 걸어 사람들이 몰렸다”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임대차법 개정 이후 세입자들이 거액의 위로금을 요구하는 일도 생기고 있다.

한 집주인은 오는 12월 자신의 집에 입주할 세입자에게 이사비 1000만 원을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한다.

이렇게 세입자들 사이에서는 500-1000만 원 수준의 위로금 시세가 형성됐으며 법의 허점을 노려 이익을 챙기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또 집주인들은 “전, 월세 상한제에 따라 전세금을 5%만 올린다는 내용의 이면 계약서를 쓰지 않으면 아들 내외를 실거주시키겠다”라고 요구하면서 세입자들을 곤란한 상황에 빠뜨렸다.

이런 불리한 조건에도 계약 만기로 위기에 놓인 많은 사람들은 전세 매물 찾기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이다.